학교 다닐때 과제로만 써 보았던 대형 카메라를 다시 잡게 되었다.
4x5인치 필름을 끼워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리를 마주한다. 
거대한 다리를 기록하기 위해선 그만한 크기의 사진이 필요할 거 같았고, 
보이지 않았던 부분까지 사진으로 꼭 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에 대형카메라를 선택했다.

사진관에서 스캔 된 사진 파일을 전달 받았을때, 
2억 4천만개가 넘는 픽셀들과 그 안에 섞인 셀 수 없이 많은 먼지들을 마주했다.
숫자로 표시되는 것과는 다르게 숫자로 나타나지 않았던 먼지들은 사진 곳곳에 숨어있었다.
한 장의 사진을 반나절 가까이 마주하여 먼지를 지웠다.  
수없이 많은 확대와 축소를 반복하며 사진을 기록하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다리 곳곳의 모습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다.
다리에 대한 어떤 수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지가 다 지워진 사진을 두고서도 사진 곳곳을 확인하고, 다시 사진을 확대하고, 또 확대한다.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그리고 다리를 마주하는 태도가 어느순간 또 바뀌었다.

다리 주변이 참 평화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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