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리를 마주하게 되었다. 
공사전이어서 무너지지 않게 지지대가 되어 있었고, 주변에는 사람이 지나갈 수 없게 벽으로 막아 놓았다. 
벽이 높지 않아 무너진 다리의 모습을 조금 멀리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옆쪽 도로가로 올라와서 다리의 모습을 조금 더 자세히 보려고 했는데, 다리 아래 평상에 한 남자가 앉아있는걸 발견하였다. 
음료컵 하나를 옆에 두고 혼자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어떤사연이 있을까? 
왜 들어가지 말라고 해놓은 저기에 굳이 앉아있는 걸까? 

그러던 중 나는 또 한번 충격을 받게 되었는데 젊은 남녀가 손을 잡고 당당하게 반쯤 무너진 다리 밑으로 슥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안전불감증이 이런것일까? 지지대를 해 놓았다고는 하나 반쯤 무너진 상태의 다리 밑을 지나간다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걸까?
저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대화를 나누며 저 다리를 지나갔을까?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다리 밑에서 두 남녀는 앉아있는 중년의 남성을 지나친다. 
다리는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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